1편에서는 배시넷에 관련된 이야기들로 거의 채워졌죠.
이제 본격적인 여행기를 적어봅니다.
때는 2015년 2월 어느 날
저희 부부는 사소한 다툼을 벌였죠.
아니 생각보다
치열하고 맹렬한 싸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개그콘서트를 보고 나서였으니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밤
당시에 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곳에 투자를 했고
상당 부분의 손실을 봤습니다.
바로 '비트코인'이었죠.
상의 없이 한 투자였기에
와이프의 분노는 엄청났습니다.
정확히 기억합니다.
30만 원 정도에 비트코인을 12개가량 샀습니다.
600만 원이 넘는 금액이었죠.
그중에 100만 원가량의 손실을 봤습니다.
지금 시세가 7100만 원이 넘었으니...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습니다.
아 속이 쓰린 건 오늘 커피를 많이 마셔서 그런 겁니다.
절대 그때의 기억 때문이 아닙니다.
정말 아닙니다.
진짜로 아닙니다.
근데.... 12개면 8억이 넘긴 하네요...
와이프는 육아휴직 중이었고
저는 출근을 앞둔 밤
저희는 2시간여에 이르는 치열한 전투를 마치고
(로맨틱한 전투 아닌 진정한 전투)
'우리 열받는데 여행이나 가자.'
'어디로?'
'저기로' - TV를 가리키며 말했죠.
'프랑스? 거기 가서 뭐 하게'
'에펠탑 가서 사진이나 찍고 오자.'
저희는 부자가 아니었습니다.
100만 원의 손실이 가슴이 찢어지게 다가오는
정말 가난한 신혼부부였습니다.
집도 회사에서 나오는 집에 살고 있었고 말이지요.
평화에 이르는 에펠탑을 가자고 제가 말했습니다.
틀어놓은 TV 홈쇼핑에 에펠탑이 나오고 있었거든요.
진짜입니다. 약간은 충동적으로 그렇게 말했지요.
이렇게 허무하게 돈이 사라지는 경험을 하니
에라 모르겠다
추억이라도 남기자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결국 새벽 2시까지 진짜로 우리는 비행기표를 찾았고
1인당 90만 원 선.. 에어프랑스 티켓을 찾았습니다.
아이는 8만 원 총 190만 원 정도로
프랑스 파리행 왕복 티켓을 손에 넣었습니다.
에어프랑스 티켓이지만
코드셰어 티켓으로
티켓의 발행은 에어프랑스에서 하지만
실제는 대한항공을 타고 가는 티켓이었습니다.
대한항공 그것도 무려 A380
문제는 출발이 2일 뒤 수요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월요일 새벽 2시...
저희는 거의 밤을 새웠죠...
정말 18개월 된 아이를 둔
초짜 엄마 아빠가
불같은 전쟁을 펼치다
충동적으로 예약한 파리행 왕복 티켓
남은 건 대략 58시간 정도
18개월짜리 아이를 데리고
10시간 넘는 비행을 해야 하는데
사전 정보도 없고
또 가야 할 이유도 없는
그저 충동적인 여행
지금 돌이켜 보면
너무 철이 없었구나
하는 마음도 듭니다.
밤새 우리는 인터넷으로 여러 가지를 알아봐야 했습니다.
수요일이 되었고
어설프지만 저희는 준비를 마치고 공항으로 갔죠
공항에서는 기성용 선수의 인터뷰 모습도 보고
기성용 선수는 런던으로
우리는 파리로 갔습니다.
한국시간 오후 2시경에 출발한 우리 비행기는
파리 현지 시간으로 오후 7시쯤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신혼여행도 제주도로 다녀온 해외여행 초짜들이었습니다.
물론 그전에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륙을 넘어서 이렇게 유럽까지 와보기는 처음이었죠.
더군다나 18개월 아이를 데리고
한 번도 와보지 않은 대륙에
그것도 자유여행으로 비행기와 호텔만 예약한 채로 왔습니다.
동남아 수준이 아닌
시차다운 시차는 처음 느껴보는 우리는
현지시간 저녁 8시였지만
만취한 사람들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죠...
본격적인 여행기...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개봉박두 ~~
3편에서 이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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