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효과 그리고 마케팅

냉탕과 온탕, 짠맛과 단맛, 흑과 백 등등의 반전이 있는 관계들이 있습니다. 반전이란 위치, 방향, 순서 등등 일의 형세가 뒤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광고에서 시청자가 예측하는 바가 있을 겁니다. '기대지평'이라는 것인데 이를 반대로 하여 대상에게 충격을 주는 것을 '기대지평의 배반'이라고 합니다. 보통 이러한 반전을 표현하려는 대상을 더욱 강렬하게 나타나게 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반전의 효과는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도 많은 부분에서 보이고, 우리 또한 의식하지 못한 채 이런 반전의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지요.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는 '나쁜 남자'에 대한 신드롬이 있었습니다. 복합적인 이유로 이 신드롬이 있었지만 그 요소들 중 분명 반전의 효과가 작용하였습니다. 언제나 도도한 느낌과 이기적인 느낌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한순간 상대방에게 따뜻한 행동이나 언행을 보이면 강렬한 자극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입니다. 언제나 다정한 사람이 다정한 행동을 보여주는 것보다, 차가웠던 사람이 일순간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면 거기에서 강렬한 자극과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반전의 효과를 이용한 아웃포커싱 기법

 

우리가 느끼는 감각들을 오감이라고 합니다. 이 감각들은 절대적인 수치보다는 변화량에서 큰 자극을 줍니다. 개구리를 찬 물에 넣고 서서히 끓이면 죽을 때까지도 나오지 않는 것 또한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서서히'인 것입니다. 서서히 무언가가 변해갈 때 이를 인지해 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자극의 방향이 완전히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 우리는 원래 그 감각이 주는 절대량 보다 훨씬 크게 받아들입니다. 영상이나 사진 속에서도 어떤 특정한 대상을 강조하고자 한다면 뒷 배경을 흐리게 표현하는 '아웃포커싱' 기법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는 반전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최대한 강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런 반전의 효과는 나의 의도를 가장 선명하게 표현하는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색깔도 마찬가지이죠. 보색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서로 반대되는 색상이 가장 서로를 잘 표현해 주는 조합이 되고는 합니다. 

 

보색의 예시

 

서프라이즈 파티나 TV 예능에서 진행하던 몰래카메라 같은 프로그램 또한 이런 반전의 효과를 이용한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상온인 섭씨 25도 정도의 온도에 있다가 40도 정도의 온탕에 들어간다면 그 변화량은 15도 정도뿐이지만, 10도 이하의 냉탕에 들어갔다가 40도의 온탕에 들어간다면 그 변화량은 최소 30도 이상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느낄 충격은 2배 이상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수많은 마케팅에 이용되기도 합니다. 

 

'어린이는 일주일에 한 번만 오세요'

2002년 프랑스의 맥도널드에서 진행한 광고 문구입니다. 당연히 자주 오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이런 문구를 쓰다니요? 상식적으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반대적인 개념입니다. 사실 프랑스 맥도널드 법인의 이러한 광고를 보고, 미국에 있던 맥도널드 본사조차도 굉장히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해롭다는 사회적 인식을 맥도널드에서도 생각하고 어린이들의 건강을 챙겨준다는 인식을 주기 위한 매우 효과적인 반전 광고법이 되었습니다. 방문객수는 오히려 늘었거든요.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좋은 마케팅 방법이 되었죠.

 

반전이 일상의 일탈을 경험하게 해 준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평소의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효과를 한순간 경험하는 것은 매우 강렬하고, 뇌리에 남는 일이 될 것이니까요. 감동으로 이어지기도 쉽지요. 여러분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반전적인 행동이나 모습을 한 번 생각해 보고 또 적절히 사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다만 모든 일에는 적정선이라는 것이 있으니 그 점 반드시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