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두잇 스터디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로운가

by 그냥두잇 2024. 2. 6.

우리는 오늘도 출근을 합니다. 또는 가사노동에 매진하기도 하지요. 집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다른 패턴의 삶을 사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 어떤 삶을 사실지라도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져 있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는 우리는 아마도 오래 살기는 힘들 거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TV나 서점, 그리고 이 공간 인터넷상에도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론들이 넘쳐납니다. 그 와 관련된 연구들도 넘쳐납니다. 스트레스가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그 누구에게 물어도 거의 같은 답이 나올 정도의 상식이 되었습니다. 한스 셀리에(Hans Selye)라는 내분비학자가 있습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학설로 유명한 내분비학자입니다. 그는 1936년 모트리올의 맥길대학교에서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 생물에 대한 실험등을 진행하면서 그는 노벨상 후보에 오르기도 할 정도로 위한 한 학자가 되었습니다.

 

스트레스 동물 실험

그는 동물의 난소에서 어떤 물질을 분리했는데, 그 물질이 새로운 종류의 호르몬이라고 생각하고 매일 이 물질을 쥐에게 주사하며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신체적 변화를 찾기 위해서였죠. 그리고 대조군을 위해서 이 물질이 아닌 식염수를 주사하여 서로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물질이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었죠. 그러나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에게서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 새로운 종류의 호르몬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쥐에게 주사를 할 때마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는데, 그 과정에서 쥐들이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었고 이로 인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겨울에 쥐들을 바깥에 놔두기도 했고, 쉬지 않고 운동을 시키거나, 강력한 폭발음을 연속으로 들려주고, 척수를 잘라내는 등의 끔찍한 상황에 노출되도록 하여 정신적 고통을 주었습니다. 역시나 실험 쥐의 건강은 매우 악화되었고, 그 어떤 물질 주입이 없어도 정신적 고통만으로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셀리에는 이 것을 '스트레스'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의문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실험 쥐가 생명의 위협을 받는 고문 수준의 실험에서 얻은 결론을 현대인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에 비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셀리에와 담배회사

이 실험은 이러한 오류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성과로 인정받으며, 담배회사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또한 셀리에는 그들의 지원(담배회사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계속해서 이어 갔습니다. 그는 미국 의회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증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덕분에 당시에 스트레스는 담배보다 더 높은 위험도를 가지는 요인으로 악명을 떨치게 됩니다. 운동의 고통은 신체를 건강하게 만들고 채소의 쓴 맛이 신체의 면역력을 키워 주듯이 스트레스는 뇌의 운동이며 신체의 영양분입니다.

 

스트레스가 나쁜 것이 아닌 '스트레스가 나쁘다는 생각'이 건강에 나쁘게 작용한다.

미국에서 3만명을 대상으로 8년간 추적조사를 한 결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답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43% 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여기까지는 상식적인 답입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스트레스가 몸에 나쁘다고 생각한다는 사람들의 답변이 그러했고,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스트레스가 몸에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스트레스가 없다고 답한 사람에 비해 오히려 사망률은 적게 나왔습니다. 결국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친다.'라는 믿음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는 더 있습니다. 육체적으로 노동력을 소모하는 직업군에서 당신들의 일이 어느 정도의 운동효과를 주는지를 알려준 실험군과 그렇지 않은 실험군의 비교도 있었는데, 그 들의 노동이 운동량이 엄청나다고 알려준 실험군의 체지방률이 낮아지고, 체중은 감소하였으며, 건강상태도 양호한 반면, 그 반대의 실험군(노동을 그저 노동으로만 받아들인)의 경우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생각이 모든 것을 만들어 낸다.

생각하는 것이, 믿는 것이 모든 것을 창조해 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종교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사기 같이 들리기도 하는 이런 말들이 어느 정도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은 행복하다고 믿는 순간 생기고, 사랑은 사랑한다고 믿는 순간부터 생기고, 나의 건강함은 내가 건강하다고 믿는 순간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트레스와 담배회사와의 관계는 이미 알려져 있지만 담배는 결코 몸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상식은 이미 오류가 드러나서 고쳐졌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근거가 되어 주었던 스트레스에 의한 건강 악화설은 아직 바로 잡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과하면 탈이 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너무 부족해도 너무 과해도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지요. 1936년 실험실에서 실험 대상으로 희생된 쥐들은 그 스트레스의 양이 너무 과도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현대인들이 생명의 위협을 매일매일 받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런 우리들이 스트레스에 대한 공포증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그 공포증이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