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란 무엇일까요? 돈이란 것은 고대사회부터 물물교환을 대체하기 위해 태어난 인류의 발명품입니다. 농경사회의 시작과 함께 출현한 것이 바로 화폐입니다. 물물교환은 어떠한 현물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는 썩을 수도 있고 소지하거나 보관하는 데에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조개껍데기 같은 작고 예쁘고 희귀한 것들로 물물교환을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농경사회가 되면서 생기는 잉여생산물을 서로 바꾸는 데에 그 물건의 초기적 화폐였던 조개껍데기에 가치를 부여해 서로 주고받았던 것이지요.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보관과 사용에 편리함을 위하여 작고 가벼운 화폐들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주화를 거쳐 지폐의 개념을 가진 증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지폐는 1024년에 현재의 중국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양의 경우 재산을 금으로 보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희소성으로 보자면 오늘날에도 금은 충분한 화폐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죠. 사실 현대사회의 그 어떤 화폐의 종류보다 더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 게 금이지요. 다만 무게와 부피가 있어서 금세공업자들이 금을 보관하면서 '보증서' 개념의 증서를 발행했습니다. 비록 종이에 불과한 증서였지만 이를 가진 사람들은 이 증서를 현재의 화폐와 같이 사용했습니다. 서로 간의 거래가 이루어질 때 이 증서를 서로 주고받은 것이지요. 이는 이 증서를 가지고 있으면 언제든 가서 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이러한 개념은 현대의 화폐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보증서'의 보증인이 충분한 신뢰도가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보증서를 가지고 결국 금으로 교환하지 못한다면 정말 종이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없을 테니 말이죠.
세계 2차 대전 이후에 전 세계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였습니다. 전쟁으로 인하여 많은 국가들의 경제가 무너졌습니다. 패권국가라고 할 수 있는 강대국 중에서 그나마 가장 피해를 적게 봤던 나라는 바로 미국이었습니다. 그러한 국제정세에서 미국은 군사적,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되어 갔고, 1944년 미국에서 금본위제를 기반으로 하는 브레튼우즈 체제가 탄생하였습니다. 1971년 미국이 이 제도를 폐지할 때까지 35달러와 1온스의 금은 같은 가치를 가지고 언제든 서로 교환할 수 시스템이었습니다. 이 시기에 미국은 세계의 기축통화로서 자리매김하며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신뢰도가 높고 안정적인 가치를 인정받는 금에 대한 보증서와 같은 초기 서양의 화폐개념과 매우 흡사하죠.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금의 공급이 감소되었습니다. 금은 적어지는데 화폐의 발행은 늘어나니 높은 수치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죠. 결국 금본위제를 포기하는 사건의 단초가 되었고,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 의해 이 제도를 폐지하였습니다.
미국은 비록 금본위제를 폐지하였으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까지 포기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금은 역사적으로 모든 시대에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현대에도 다르지 않으나 미국은 달러패권을 지키기 위한 다른 수단이 필요했습니다. 바로 석유였죠.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도 전에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 국왕인 압둘아지즈 이븐 사우드를 찾아갔습니다.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중동의 어지러운 정세에 사우디는 국방력이 필요했고, 미국은 석유가 필요했죠.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고 역사적인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도입됩니다. 이는 어떤 나라이든지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거래를 할 때에는 미국달러를 사용해야 한다는 합의였죠.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무역거래를 하는데 두 나라와 아무 상관이 없는 미국달러를 사용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금이 보유한 지위를 석유가 대체하게 되는 순간이었죠. 산업화시대로 접어든 이상 석유는 모든 나라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필수적인 자원이기 때문이었죠.
최근에 들어서 미국에서는 많은 양의 석유를 캐고 있습니다. 이미 사우디를 능가하는 양을 말이죠. 이는 기술발전으로 더 많은 양의 오일을 채굴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그로 인해서 미국은 사우디에 대한 국방력 보장을 약화시키고 있고, 사우디도 이에 따라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정세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붕괴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오고 있고 실제로 그런 움직임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발전과 국제정세의 변화에 의해 생기는 변화라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이런 변화의 승자가 과연 누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거 같습니다. 더군다나 미국과 사우디 관계의 균열을 노린 중국의 공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페트로위안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인데요. 만일 정말로 페트로위안화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세계정세는 다시 한번 큰 변화의 바람이 일어날 것입니다. 물론 그 가능성은 낮게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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