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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잇 스터디

소멸 예정 대한민국

by 그냥두잇 2024. 2. 1.

제가 어제 오랜만에 신촌과 홍대거리에 다녀왔습니다. 겨울치고는 따뜻한 날씨에 봄의 느낌까지 날 정도였습니다. 온화한 날씨라고는 해도 겨울이고 수많은 학생들이 방학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그 활기가 넘치는 대학가의 느낌은 제가 기억하는 것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거리에 수많은 상점들에는 임대라는 안내가 붙어 있었습니다. 대학생활을 한 지 20년이 지났고 나의 대학가에 대한 기억은 그 당시에 멈춰있어서인지 대한민국 최고의 활기참을 기대할 수 있을 법한 신촌과 홍대의 임대 광고 문구는 놀라움을 넘어서 두려움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는 2020년에 정점을 찍고 현재는 감소세로 들어섰습니다. 출산율의 급격한 하락은 이제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당면한 문제가 되었죠. 인구의 감소는 그 어떤 해결방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출산율이 급격히 올라간다 해도(그럴 가능성도 거의 없긴 하지만) 10살짜리 아이가 태어나는 건 아니니까요. 현재 10세의 인구는 그대로 간다는 말입니다. 인구구조 피라미드에 빠져있는 부분은 계속해서 그 상태로 간다는 것이지요. 또한 그 세대의 인구 자체가 적기에 그들의 결혼적령기가 도래하면 그 세대에 해당하는 출산율이 높다고 하여도 절대적 수치가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출산율이 왜 낮아졌는가? 해결방법은 무엇인가? 에 대한 고민보다는 이미 발생된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가 우리의 삶에는 더 와닿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50년간 인구 변화

 

불과 우리의 어린 시절 80-90년대에만 해도 지금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출산율을 보였습니다. 물론 그 당시조차도 절대적 인구수가 높았을 뿐 인구학적으로 자연적인 인구 상승을 기대하는 수치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1984년도의 합계출산율은 1.74명이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죠. 2명이 만나 자녀를 낳는다면 최소 2명의 자녀를 낳아야 인구수는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이는 산술적인 계산으로 실제로는 2명을 초과해야 인구수는 유지될 수 있습니다. 자연적인 조기 사망률을 고려하면 말이죠. 이미 80년대부터 인구감소의 씨앗은 뿌려지고 있었다는 말이죠. 70년대의 엄청난 출산율(70년도 4.53명, 74년도 3.77명)로 인해서 학령인구의 숫자는 포화 상태였습니다. 어찌 보면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 '산아제한정책'이 이어졌고, 무려 1990년대 까지도 이러한 정책은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소멸의 씨앗이 이미 80년대부터 뿌려지고 있었는데 말이죠. 좀 더 면밀한 사회학적인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출산율 감소의 속도만 보자면 당시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비율로 봤을 때 말이지요. 현시점 보다 오히려 산아제한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듯 보이는 70년대의 출산율 감소폭이 훨씬 컸습니다.

 

50년간 출산율의 변화율

 

이 그래프는 '출산율의 변화율'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주의 깊게 보셔야 합니다. 출산율이 아닌 출산율이 전년대비 얼마나 올랐는지 내렸는지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보시면 느껴지듯이 어떤 구간도 급격히 오르거나 내리지 않죠? 이 말은 출산율은 점진적으로 내려가고 있지만, 이는 요즘에 와서 급격히 떨어진 것이 아닌 무려 50년 이상 서서히 내려오던 출산율이 누적되어 나타난 결과라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사회적인 흐름으로 일시적 현상이 아니기에 이 출산율을 올리는 방안 역시 도출해 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또 언론에서는 집값의 상승, 일자리의 부족, 성대립 등의 원인을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2020년을 전후로 하여 지금 시점의 상황만 보면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인 통계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이 보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경제발전이 이루어지고 선진화되어갈수록 인구의 감소가 이루어지는 것은 보편적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속도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케이스가 훨씬 더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동아시아 3개국인 한국, 중국, 일본만 보아도 그 시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똑같은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를 해결해 보자 하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든 일들이 문제인식이 없다면 그 대안도 나올 수 없지만 객관적으로 사실을 파악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대안을 찾는다면 우리는 훨씬 더 쉽게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시점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상황은 인구는 감소하고 있고, 그 어떤 대책으로도 이 흐름을 바꿀 수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댐이 무너져 물이 쏟아져 내려오는데 그 물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요? 그 물을 막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대피할 방법을 찾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입니다.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없다는 대전제를 확실히 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의미 없는 출산율 끌어올리기 대책보다는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 사회를 유지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시점입니다. 범 정부적으로도, 또 우리 개개인의 관점으로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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